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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의 재발견

서해, 새 희망이 떠오른다

경기·인천을 중심으로 한 서해 바다가 새로운 가능성을 맞고 있다. 고령화와 함께 낙후된 환경 등으로 외면받아왔던 어촌이 4차 산업시대를 맞아 해양산업을 비롯한 휴양, 레저, 관광의 현장으로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그야말로 '핫플(핫플레이스)'이 됐다.

아직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삼시세끼-어촌편'이나 '도시어부'와 같은 TV프로그램이 어촌의 매력을 노래하고 있고, 남들보다 먼저 가능성을 확인하고 어촌으로 돌아간 귀어인들이 경제적 성공을 거두면서 경기·인천의 바다는 신산업의 기항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생산의 공간으로 상징되었던 바다가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로 휴식의 공간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어촌마을도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해 현재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카페와 펜션들이 들어섰고 입소문을 타면서 휴식, 힐링의 '핫플(핫플레이스)'이 되었다.

 

'새로운 어촌마을' 향해…

'N차 산업'으로 항해

화성 백미리의 성공비결은

백미리 어촌마을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어촌 중에서도 가난한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마을 어장조차 확보하지 못해 마을 앞에 갯벌을 두고도 변변한 작업을 못하기도 했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시화호와 화옹방조제가 들어서면서 물길이 바뀌어 마을의 주 수입원이었던 바지락과 모시조개, 낙지, 굴 등 주요 수산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마을을 떠나는 주민이 많았다.

하지만 2004년부터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면서 백미리는 어촌 성공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해산물 채취 체험부터 배낚시와 전통어법 체험을 할 수 있고, 카누·카약, 바다 래프팅 등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마을을 꾸미면서 관광객은 물론, 떠났던 주민들도 다시 백미리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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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는 어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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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안산에 경기도 첫 귀어학교

귀어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어업 경영을 전수하는 지원 사업이 금융 교육 체험 등 다양한 분야에 마련돼 있어 귀어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귀어인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사업은 귀어 창업 주택구입과 청년어촌 정착 지원, 수산업경영인 선발 지원이 있다.

 

특히 귀어창업 주택 구입은 귀어인과 재촌 비어업인(어촌에 살면서 어업을 경영하지 않는 사람)에게 창업 자금 최대 3억원 이내, 주택마련자금 세대당 최대 7천500만원 이내를 2%의 저금리로 대출해정착을 돕고 있다.

'김 양식업 3년 차' 이청수 씨

"지난 5월부터 두 달간은 김 양식에 쓰던 그물을 걷어 해초 등 들러붙은 잡조류를 썩히는 '휴업기'입니다. 이땐 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에서 김 양식업 3년 차에 접어든 이청수(40·사진)씨는 "도시에서 직장을 다닐 땐 연차 한 번 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결 여유가 생겼다"며 젊은 귀어인으로서 어촌의 삶을 설명했다. 

​​제 값 못받고 팔려가는 경인특산물

브랜드 부족은 숙제… 꼬막은 '벌교' 김은 '광천' 대표상표

"우리 땅에서 나왔지만 우리 거라는 말을 못해. 품질이 우수해도 헐값에 팔아야 한다는 게 분하지."

경기·인천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해산물이 시장에서는 헐값에 거래되는 게 현실이다. 브랜드에 밀려 제 값을 받으려면 자신이 생산한 상품을 '다른 지역에 시집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경기도와 인천시, 지역 수협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기·인천 꼬막은 전남 보성군 '벌교'라는 지역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김은 충남의 가공공장을 거쳐 '광천김' 등의 이름으로 식탁에 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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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마리나·해양레저

 

요트에서 커피 한 잔

'바다를 누리다'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선장의 안내에 따라 빼곡하게 서 있는 요트 중 하나에 올랐다. 가족단위 관광객들과 함께 오른 크루즈 요트가 조심스레 좁은 항구를 빠져나오자 이내 힘찬 모터 소리를 내며 속도를 붙였다.

1층 나무 갑판에서 들여다본 요트는 침실부터 부엌, 화장실, 샤워실까지 갖추고 있어 
잠시나마 요트를 타고 전국을 돌아보는 상상을 하게 했다.

서해는 동해와 제주도의 바다처럼 에메랄드빛은 아니지만 짙은 청색의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2층 야외 선실에 오르니 요트가 지나가면서 만든 새하얀 거품이 '우리만의 해로'를 개척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리나산업의 가능성

등산·골프이어 대세…

'순풍'에 돛올린 해양레저

#요트·보트를 끌어안고 커지는 해양레저

네덜란드의 철학자 요한 호이징가는 인간의 정의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이라고 내렸다.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가에 대한 수요는 끊임이 없고 경제성장에 따라 여가를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고도화되고 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이지만, 그간 바다는 단순히 경관 감상의 대상이었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반짝 인기를 빼놓고 보자면 따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해양레저관광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양레저시장의 동향을 보면 지난 2011년 선박 조종면허자 수는 2011년 11만1천931명에서 2018년 22만7천966명으로 연평균 9.3%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동력수상레저기구도 같은 기간 5천206대에서 2만7천151대로 10년간 연평균 13.6% 늘었다. 이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시를 비롯한 수도권 면허 취득자 수는 전국의 31%를 차지할 정도로 해양레저 인구가 많은 상황이다.

​반쪽자리 마리나항만

주유·정비소 없고 관광연계 부족… 계류장만 '낙동강 오리알'

산업성장 걸림돌은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마리나 산업이 해양레저산업의 육성으로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한계가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해양레저산업 관계자들은 "도로가 잘 닦인다고 해서 그 위를 달릴 자동차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자동차 산업이 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마리나항만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병행해서 해양레저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정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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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 경제' 개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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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해양의 시대를 주도하겠습니다."

마리나·해양레저산업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은 단순히 해양레저에 관심이 있는 일부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마리나·해양레저산업은 우리 경제를 견인해 온 제조업계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리나·해양레저산업이 이제 막 걸음을 떼기 시작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의 제조업계는 세계시장의 거인들과 경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호황기를 만든 주역들이 바다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산업의 주도권을 쥔 해외 제조업체와 오롯이 실력으로 진검승부를 겨루고 있는 것이다. 해양분야 개척에 나선 제조업체들은 자동차 생산기술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얼마 없다는 점만 보더라도 신 해양의 시대에 새로운 주역은 우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블루오션'으로 뱃머리 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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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해양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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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 '미세조류 연구' 주목

바다의 가치가 확장되고 있다. 주로 어업과 수산물 가공 등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했던 시대를 지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가치를 발굴하는 일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바다는 '삶의 터전'이 라는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수산물을 채취하고 이를 가공하는 일이 주를 이뤘고, 무역의 통로 등 전통적 역할에 국한돼 첨단산업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식의 변화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또다른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와 '사업성'이라는 수단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바다에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는 미세조류 연구다.

지금까지 확인된 미세조류의 종류만 4천여 종에 달하지만 대부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조류 관찰이 쉬워지고 이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새로 개발되면서 그 전에 몰랐던 미세조류의 비밀이 하나, 둘씩 풀리고 있다.

 

바다 지키는 착한 씀씀이

'가치 소비'가 해양산업의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
가치 소비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소비성향을 뜻하는 말로, 환경보호나

인권운동과 같이 자신이 지지하는 가치를 담은 상품이라면 같은 티셔츠, 같은 커피 한 잔에도

더 많은 값을 지불할 의사를 가진 적극 소비자들이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치 소비가 바다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는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폐 어구나 버려진

플라스틱 등에 가치를 부여하고 높이기 때문이다.

'KOOK'에서 김포 대명항에서 쓰던 꽃게잡이용 통발을 이용해 전등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역특색 담은 유용자원 활용

어촌·사회적 약자 '新수입원'​​

조업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폐기물에 지역 특색을 담은 업사이클링 제품이 가치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어업 방식에 따라 각양각색의 폐기물이 나오는데, 디자이너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거쳐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한양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강동선(44) 교수와 니트패션디자인과 강희명(50) 교수가 4년째 이끌어가는 해양 폐기물 업사이클링 브랜드 'KOOK'은 지난 2017년 해양수산부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닷가 만들기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작됐다.

폐그물로 새 가방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내기는 쉽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강동선·강희명 교수는 2년간 국내 어촌 곳곳을 방문해 주요 산업부터 인구, 생활 모습 등을 눈에 담고 그 영감을 토대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과시용으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 것에서 벗어나 최근엔 스스로 만족감을 얻고 소비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만큼 우수한 디자인이 뒷받침돼야..

 

이젠 업사이클링이 가진 가능성을 단순히 들여다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합니다."

- 한양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강동선 교수

인천항만공사 '씨어클' 론칭

공기업에서도 해양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만드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6월 해양 폐기물 중 플라스틱을 활용하기 위해 업사이클링 브랜드 'SEARCLE(씨어클)'을 론칭했다. '씨어클'은 '아름다운 바다를 위한 자원순환 실현'이라는 주제로 Sea(바다)와 Recycle(재활용)을 합성해 바다를 위한 재활용품으로 이뤄낼 'Miracle(기적)'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반영한 시제품을 제작하고, 추후 해양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 상품을 제작하는 방안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자원' 해양바이오

말라가는 육지자원

'미지의 대안'

흘려보낼수 없는

'가능성의 바다'

산업 기반을 지탱해온 기존 자원이 머지않아 동날 것이라는 '위기' 속에서 해양 자원이 유일한 대체원으로 꼽히고 있다. 지구 미래를 연구하는 로마클럽이 지난 1970년대 "지구상 광물자원의 고갈로 경제성장이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던 말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지점에 봉착했다.

지구 표면 70%가량이 바다라는 점과 그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 토대가 뒷받침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에 뛰어들어야 할 적기임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해양 동식물과 미생물을 연구·활용하는 '해양바이오'는 산업 동력을 지탱하는 디젤 등 연료를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높은 잠재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또 해양바이오는 식품부터 화학·의약·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강점을 가진다. 바다와 관련된 신산업 중 해양바이오가 '지속가능성'을 발판으로 딛고 떠오르는 이유다.

해양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산업 규모와 인력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국내 해양바이오시장 규모와 일자리는 각각 2016년 5천369억원, 2천968명에서 2018년 6천29억원, 4천943명으로 12.3%, 66.5%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규모와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도 2018년 46억만 달러에서 2019년 48억만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21년 53억만 달러, 2022년 57억만 달러 규모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갯벌·섬 많은 서해안,

바이오산업 무한동력으로

인천 벨기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한태준 총장.

"인천의 '갯벌'과 '섬'은 해양 바이오산업을 이끌 무한한 동력을 품고 있습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벨기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한태준(60) 총장은 30년 넘게 해양바이오 산업을 연구해온 1세대 전문가로서 인천의 '서해안'이 해양바이오 산업을 이끌 지형적 토대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갯벌 1㏊에 서식하는 미생물 '규조류'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대형 승용차 720대의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다"며 "특히 옹진군과 강화군 인근 수많은 섬엔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해양생물 서식처가 있는데 이는 곧 연구할 자원이 풍부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한 총장의 해양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의는 '해양 생물을 이용하는 모든 활동'이다. 직접 연구했던 제주도 '파래'가 대표적이다. 제주 해안에 급증한 파래를 수거해 토양 비료로 쓰거나 가축 사료로 활용했던 활동이 해양 바이오산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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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대현·김성주·박현주 | 사진 : 임열수·김용국·조재현·김금보·김도우 | 그래픽 : 박성현·성옥희 | 영상 : 강승호 | 개발·디자인 : 박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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